시대가 바뀌어도 변치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인사가 만사(人事萬事)란 것이다. 기업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인재를 적재적소에 잘 쓰는 조직이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다면 클라우드, 인공 지능, 데이터 등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 인사 관리는 어떤 변화를 마주하고 있을까? 디지털이 모든 세상의 중심이 되어 가는 격변의 시기에 맞는 인사 관리 방안을 HR 3.0 키워드와 IBM의 인사 관리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과거의 기억으로 사라지는 공채

한국 기업의 인사 관리 방식은 2번의 변곡점을 거쳐왔다. 첫 번째는 1997년 외환 위기이고, 두 번째는 2020년 코로나19 발생이다. 외환 위기 직후 비정규직을 늘려 고용 유연화를 꾀하는 기업이 늘었다. 이 시기 인사 관리는 고과 평가와 보상 관리를 시스템화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고, 이후 성과주의 인사 관리는 보편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이것이 HR 2.0 시대의 큰 줄기다. 코로나19 발생 후 눈에 띄는 변화는 정기 공채의 감소이다. 2021년 현재 주요 대기업들이 공채 폐지를 선언하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 중이다. 더불어 전례 없는 전염병인 코로나19 사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웠고, 기업은 이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의 민첩성을 높이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큰 흐름이 바뀐 만큼 인사 관리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외환 위기 때보다 더 강력하게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방안을 찾는 곳이 많다. 이런 움직임은 단순히 인력을 줄이려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동화와 지능화 기반의 인사 관리 혁신을 꾀한다고 보는 편이 맞다. 이런 변화를 총칭해 HR 3.0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한다.

 

  산업 HR 1.0 인터넷 HR 2.0 디지털 HR 3.0
주요 초점 규정준수
행정관련 설계
프로그램 및 직무
프로세스의 탁월성
표준화
셀프 서비스
공유 서비스
직원 경험
코그너티브 기술
개인화
투명성
조직 부서,서비스 센터,HR 파트너
지리적 위치에 따름
전문가 조직(COE),공유 서비스,HR 비즈니스 파트너 대부분 서계적으로 표준화됨 오퍼링 매니저,
지능형 챗봇,
특별 대응팀,
HR 비즈니스 파트너
설계의 기반 베스트 프랙티스 벤치마킹 프로세스 전문가 사용자에 대한 디자인 씽킹
의사결정의 기반 직관 과거 HR 데이터를 사용한 분석

예측적 AI 및 풍부한 내외부 데이터를 사용하여 얻은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

주요 측정 영역 직무 평가
성과 평가
자연 감소율
직원 만족도
인원수
역량
다양성 확보
효율성 지표
직원 참여
중요 스킬
리더십 파이프라인 다양성
포용성
자연 감소율
NPS (Net Promoter Score, 순고객 추천 지수)
정기 설문조사
 
출처: HR 3.0 가속화, IBM 기업가치 연구소 & joshbersin academy 공동연구보고서

 

디지털 전환과 HR 3.0의 관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사 관리는 디지털 혁신과 연관성이 높다. HR 2.0시대는 직원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채용, 평가, 보상, 육성, 퇴사를 관리하였다. HR 3.0은 이 여정 중 상당 부분이 자동화, 지능화 된다. 이를 가속하는 것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생산이나 서비스 현장부터 사무실까지 우리 곁에 인공 지능이 빠르게 스며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업 로봇, RPA, 챗봇 등 사람과 인공 지능이 함께 일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이런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프로세스 자동화에 맞춰 조직 구조를 바꾸고, 직원들을 재교육하는 인사 관리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자동화와 지능화는 인사 관리의 역할 범위를 재정의하고 있다. 앞으로 인사 관리는 지금까지의 역할을 넘어 AI, 챗봇, RPA 같은 수단이 업무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 혁신(PI) 관련 업무도 맡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HR 3.0 시대 인사 관리의 핵심 역량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꼽는 이유다. 가령 PI 역량을 바탕으로 HR 3.0으로 전환한 기업의 인사 관리 부서는 고도로 전문화, 세분화된 스킬셋을 갖춘 직원들이 인공 지능 기반 기계/도구와 더 원활히 협업하는 가운데 자기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중요 목표로 삼는다. 물론 디지털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HR 3.0 시대에는 기존에 관심을 두던 대상이 아닌 직원 경험 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HR 3.0의 개념과 방향을 처음 접하면 대부분의 인사 관리 담당자는 먼 미래의 일이나 남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기존 인사 관리 체계에 큰 문제가 없다 보니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추진할 동기가 충분하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조금만 조사를 해보면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자들은 HR 3.0으로 넘어갈 채비에 한창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각 분야의 선도 기업들은 HR 3.0으로 넘어가 각자의 상황과 조건에 맞는 방식으로 인사 관리 방식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IBM의 주요 고객들의 사례를 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원 재배치와 보상에 HR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고, 클라우드를 활용해 계열사와 지사의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사내에서 직원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업무 몰입도와 동료 간 관계를 파악해 직원 경험 향상에 활용한다.

IBMHR 3.0 실행 현장

그렇다면 IBM은 어떤 식으로 HR 3.0 시대로 넘어가고 있을까? IBM은 교육과 훈련, 평가와 보상 같은 전통적인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직원 경험 관리 같은 새로운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 지능과 첨단 분석 기술을 활용한다. 먼저 교육과 훈련의 경우 IBM은 왓슨(Watson)을 활용해 직원들이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인 ‘Your Learning’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IBM 미래 전략의 핵심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직원들의 역량을 높이고 있다. IBM은 외부 파트너와 제휴를 맺고 교육 콘텐츠 양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가운데, 자신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마치 넷플릭스 보듯이 편히 탐색하고 볼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전통적인 교육과 훈련과는 조금 다른데, IBM은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라는 것을 직원들이 빠르게 인지하고 관련 스킬을 익힐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넛지(Nudge) 프로그램으로 ‘Your Learning’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평가와 보상은 아무리 공정하게 해도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철저히 비밀로 해도 불만을 품은 내부자에 의해 블라인드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급여나 인사 평가 이야기가 흘러나가 인사 담당자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불만과 불평의 원인 중 하나는 불합리하다고 여기는 직원의 마음이다. HR 3.0에 시대의 평가는 소소한 불만까지 챙길 정도로 섬세하다.
최근 트렌드는 평가와 보상 체계에 피플 애널리틱스 측면에서 인공 지능을 적용하는 것이다. 과거처럼 정형화된 잣대를 적용하여 직원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개입으로 인한 편향과 편견을 알고리즘으로 보완하여 상황과 조건 그리고 사람에 맞게 평가와 보상을 한다. 이를 통해 성과주의와 능력주의 인사를 강조하던 HR 2.0 시대의 기준이던 다면 평가의 빈틈을 메운다. IBM 인사 관리 담당자는 직원의 경쟁력, 스킬, 관련 분야의 급여 수준 트렌드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인공 지능의 제안을 참조해 보상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IBM이 인사 관리에 사용하는 인공 지능 시스템의 특별한 점은 중요 스킬을 보유한 인재의 이탈을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인사 관리 담당자를 돕는 것이다.

한편, 직원 경험 관리의 경우 IBM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해 왔다. IBM은 2017년 인사 관리 컨설팅, 심리학 전문가 집단인 Globoforce와 함께 연구를 수행하여 소속감, 목적, 성취, 행복, 활력 5개 영역으로 나뉜 Employee Experience Index를 마련하였다. 이 인덱스는 업무 성과와 고용 유지 활동에 직원 경험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파악하는 기준을 제시한다. 가령 5개 영역 모두에 고르게 높은 점수가 나온 직원은 더 높은 성과를 내고, 회사를 그만둘 가능성도 낮다. 반대로 직원 경험 점수가 낮은 경우 퇴직 의사를 밝힐 확률이 높다.

디지털 격변의 시기에 살아남는 법

사회, 경제 구조가 코로나19로 더욱 빠르게 디지털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 금융, 서비스 등 업계는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들과 앞으로 경쟁해야 한다. 이런 메가 트렌드 속에서 인사 관리는 조직이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평소 업무에서 한 발 더 떨어져서 시장의 변화와 기업의 비즈니스 변화를 바라보고 이에 맞게 조직원들이 스킬셋을 갖추어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더불어 인사 관리 자체도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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