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자금이 주식 시장에 유입되면서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정책이 친환경 쪽으로 선회하면서 ESG*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그 동안 주요 투자 지표로 재무적 성과를 주로 보던 투자자들은 ESG 등급이 높은 기업을 추리느라 분주하다. 기업도 바쁘다. 각국 정부가 ESG 공시 의무화 쪽으로 규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준비가 시급하다. 한국도 이 흐름에 동참하여 2025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사를 시작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2030년 전체 상장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더불어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대기업과 상생 협력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의 ESG 도입 지원을 위해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ESG가 모든 산업과 기업의 중요 현안 과제가 된 2021년, 어떤 목표와 전략을 갖고 ESG 시대를 준비해야 할까? 모두의 관심사로 떠오른 ESG 경영 트렌드 그리고 IBM의 사례를 통해 ESG를 경영 전략에 통합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을 살펴보자.

*ESG: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코로나 시대에 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기업 평가 기준이다. 주로 기업에 대한 투자 분석 관점에서 재무적 요소 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측정하는 일련의 비재무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보는 것이 특징이다.

E.S.G

ESG 가치 재조명의 시대

ESG는 2005년 UN의 ‘Who Cares Wins’라를 보고서에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비재무적 요소를 기업 투자 시 가치 평가의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은 당시만 해도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제안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던 것이 2020년을 기점으로 기업 경영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였다. 2021년 다보스 포럼에서 IBM을 포함한 61개의 초우량 기업들이 ESG를 핵심 경영 지표로 삼겠다고 밝히는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ESG 관련 선언이 줄을 잇고 있으며 주요 국가 정부도 ESG 정착을 위한 제도적 지원과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 가치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

이처럼 ESG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면서 세계 각국의 기업과 정부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업은 ESG를 핵심 경영 전략의 한 축으로 삼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고, 정부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산업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ESG를 새로운 스탠다드로 받아 들여 글로벌 경제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많은 기업이 나름의 방법과 수단으로 ESG를 내재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눈에 비친 ESG의 실체는 무엇일까? ESG는 기업 경영의 각종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ESG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분명 수치화하기 어려운 비재무적 요소다. 하지만 이 요소들이 기업의 경영에 끼치는 영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ESG 경영은 특히 범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환경 관련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환경은 이제 직접적인 비용을 발생시키는 요소가 되었다. 친환경 기업으로의 변화는 탄소 발자국 관련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다가오는 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를 준수하는 데 있어 필수다.

한편, ESG 공시는 고객과 투자자 모두가 주목하는 정보가 되었다. 가령 윤리, 차별, 노동 환경,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무시하면 소송이나 브랜드 가치의 하락을 피할 수 없다. 작은 소문 하나가 일파만파 퍼지는 디지털 시대에는 사회적 이슈의 주인공이 되면 주가 하락, 불매 운동 같은 브랜드 가치 하락의 위험까지 불러올 수 있다. 인권과 노동 문제가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역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기업의 가치가 높아진다. 예를 들어 IBM, 포드, LG화학, 화유 코발트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아동 노동 착취 같은 윤리 문제가 없는 코발트 공급망을 구축하였다. 공급망에 속한 이해관계자들이 뜻을 모아 윤리 문제 해결에 나선 경우인데, 참여 기업 모두 ‘착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쌓는 효과를 거두었다.

IBM 110년 역사에 녹아 있는 ESG 경영

ESG 경영은 새롭게 따라야 하는 기준이 아니다. 많은 기업이 이미 수행하고 있는 활동 곳곳에 녹아 있다. 이런 측면에서 IBM의 ESG 경영 방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IBM은 ESG를 새로운 경영 프레임워크로 여기지 않고 경영 전략과 의사결정 과정에 자연스럽게 통합된 요소로 본다. 그리고 ESG 실천 방향을 IBM의 사명에 부합하는 쪽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한다. IBM은 기술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크고 작은 도전을 해결하며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먼저 환경 측면(E)에서 IBM은 기후 변화를 기술로 극복하려는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예를 들어 IBM 리서치 팀은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기후 변화를 막을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유해한 이산화탄소를 모아 유용한 물질로 바꿀 수 있는 포집 기술, 환경에 해롭지 않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만들 수 있는 비료, 중금속을 쓰지 않는 신소재 기반 배터리, 지속 가능한 컴퓨터와 전자기기 소재, 신속한 신약 개발에 필요한 기술 등이 있다. 이외에도 IBM은 디지털 시대 개발자들이 환경 보호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 세계 개발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Call for Code’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지금까지 179개국 40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참여해 1만 5,000개가 넘는 기후 변화 대응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였다.

사회 윤리적 측면(S)에서도 IBM은 이미 널리 인정받고 있다. IBM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으로 에티스피어(Ethisphere)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으로 꼽혔다. 참고로 에티스피어(Ethisphere)는 세계적인 기업윤리 연구기관으로 문화, 환경, 사회 관행, 윤리 및 규정 준수, 거버넌스, 다양성 등 200개가 넘는 평가 기준을 적용해 22개국 135개 기업을 평가한다. IBM의 윤리 경영 중 최근 성 과를 거둔 예로 조직 내 불평등을 없애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넓히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차원에서 시행한 ‘Be Equal’ 캠페인이 있다. ‘Be Equal’ 캠페인은 직원들이 다양성과 포용성을 일상에서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교육과 실천 그리고 Be Equal Ambassador Badge’로 이어지는 로드맵 상에서 운영되며, IBM의 창립자인 Thomas J. Watson Sr 에서 시작하여 3세기에 걸쳐 진화하고 있는 IBM 차별금지 정책에 기초를 두고 있다. IBM은 조직 내부를 넘어 사회적 윤리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관련해 AI 얼굴 인식 연구 전면 중단을 선언한 것은 IT 업계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다. 공공 부문의 큰 시장 기회가 있음에도 인권과 자유 침해, 인종 차별 우려가 있는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개발과 연구를 과감히 중단한 이유는 신뢰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지배 구조(G) 역시 IBM은 기술을 활용해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IBM은 기업에서 조직원과 함께 점점 더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일하는 RPA, 로봇 등 AI 기술에 대한 윤리적 원칙을 명확히 하고 있다. 더불어 인사 관리에 있어 설명 가능한 AI와 빅 데이터를 활용해 편견 없는 평가와 보상을 수행한다. 한편, 지배 구조 개선의 핵심 이슈 중 하나인 이사회 다양성 보장에 있어 IBM은 여성 임원에 문호를 일찌감치 연 기업으로, 1943년 IBM이 최초의 여성 부사장을 배출한 것은 유명하다.
 

ESG가 조직 문화로 뿌리 내린 IBM

IBM과 같이 ESG가 경영에 오랜 시간 문화로 자리한 조직의 사례에는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리더 기업은 ESG를 새로운 혁신과 헌신 과제로 여기지 않는다. 이들은 조직의 전통이자 문화로 ESG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IBM의 경우도 110년간 지속해 온 ‘굿테크(Good Tech)’ 기업 정신에 바탕을 두고 직원, 프로그램, 정책 등을 통해 ESG 가치를 이어왔고, 이것이 내재화되면서 자연스럽게 ESG 경영을 하고 있다. 즉, IBM에게 ESG란 IBM이 지켜오고 이어가고 있는 문화의 산물이다. 여기서 말하는 문화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IBM처럼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하는 분야에서 혁신과 헌신을 하는 가운데 쌓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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