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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의 눈에 비친 조선 남녀



양유성양유성 yooseong@debian.org

필자는 데비안과 오픈 소스 운영체제에 관심이 많으며 과외로 인문학을 공부하며 과학을 주업으로 세상을 올바르게 살고자 하는 연구원이다.


2008년 11월 4일


<<조선의 사람들, 혜원의 그림밖으로 걸어나오다>>
강명관 지음, 푸른역사, 2003년 11월

일본이 시작한 동북아 3국전쟁,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가 멸망하자 조선은 더 이상 그 문화의 중심을 중국에 두지 않고 조선으로 돌렸다. 조선은 자국을 문화의 중심지로 고유한 색을 한껏 드러내면서 조선 후기 문화의 절정기를 이룩한다. 학자들은 바로 이 시기를 진경시대라 일컫는다. 진경시대는 숙종대에서 정조대에 걸친 약 100여년의 기간이다.

이 시기에 다른 문화 작품보다 그림 분야에서 조선의 색깔은 더욱 빛이 났다. 이 시기의 그림이 오늘날 한국인에게 더 친숙하고 잘 알려진 것도 조선 고유의 색깔을 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조선의 산세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화풍인 진경화와 조선 시대를 살았던 일반 평민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풍속화가 있었다. 진경산수의 대표적인 화가로 유명한 인물은 겸재 정선이며, 풍속화의 대표 화가로 알려진 인물은 김홍도다. 특히 김홍도는 정조에게 각별한 대우를 받았고 오늘날까지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 영상 매체의 무게 중심이 정조와 그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 예를 들어 사도세자의 죽음과 정조 독살에 대한 의문 같은 무거운 주제에서 문화, 특히 그림으로 이동하면서 김홍도와 신윤복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무녀도(巫女圖), 무동(舞童), 씨름도, 서당 같은 풍속화가 달력이나 전통주점의 벽지로 많이 등장해 김홍도는 친숙한 화가다. 김홍도에 대한 기록도 충분히 남아있어 그가 어떤 인물이며 당시 화원으로서 어떤 지위였고 어떻게 살았는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김홍도와 쌍벽을 이루는 풍속화가로 알려진 신윤복은 그림만 널리 알려져 있지 그의 신상이나 삶을 알 수 없다. 그에 대한 기록이라고 해봤자 오세창(1864~1953)의 <<근역서화집>>이 유일하다. 이 서화집에서 오세창은 신윤복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쓴다.

“신윤복, 자는 입보, 호는 혜원, 고령인, 첨사 신한평의 아들, 화원, 벼슬은 첨사다. 풍속화를 잘 그렸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이 정체 모를 인물이었던 신윤복이 그린 그림을 통해 조선 사회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주는 <<혜원전신첩>>에 나와있는 그림 30점을 일부 발췌하여 설명한 강명관 교수의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이다. 강명관 교수는 한문학과 교수로 조선의 그림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다. 강명관 교수는 신윤복의 그림에 나타나는 미적 형식이나 그림의 색체와 구성에 중심을 두지 않고 풍속화에 들어있는 조선 사람의 모습을 설명한다. 신윤복의 그림은 김홍도의 그림과 견주어 익살과 재치는 보이지 않지만 조선 사람의 생활 양식과 심성 구조를 잘 보여준다. 여기서는 이 책에 소개된 몇 가지 그림을 통해 조선 사람의 생활 양식, 심성구조를 알아보자.


<과부: 이부탐춘(嫠婦耽春)>

과부: 이부탐춘 처음으로 보고 갈 그림은 <과부>다. 이 그림은 “상중의 여인이 몸종과 함께 개의 짝짓기를 감상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 그림을 보면 처음에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개의 짝짓기나 날아다니는 새가 아니라 소나무에 걸터앉은 두 여자다. 소나무에 남자가 앉아 있아 있어도 불안해 보일 텐데 막상 나무 위에 걸터앉은 여인들은 두려움은커녕 그 모습이 여유롭다. 여주인으로 보이는, 가채(假釵)를 쓴 여인은 심지어 그 입가에 미소까지 살짝 보여준다. 상복을 입고 있고 나무 위까지 올라간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집에 사는 여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여기에 몸종이 있고 기와로 된 담벼락이 있는 집안으로 판단하건대 분명히 지체가 높거나 부유한 상류층 여인일 것이다. 강명관 교수가 추측하듯이 이 여인은 양반집 부인이면서 ‘남편이 죽은’ 상을 당했다. 이런 상황의 여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소나무 위에서 몸종과 함께 개들의 짝짓기를 본다는 것은 2008년 한국인들이 봐도 쉽게 용납되지 않는 모습이다. 개들의 짝짓기를 보고 웃기까지 하자 그 모습이 민망했는지 몸종이 주인의 허벅지를 꼬집기까지 한다. 한마디로 어이없는 상황이다.

강명관 교수가 이 <과부>라는 그림을 책의 가장 처음에 소개한 것은 신윤복의 그림에 내재된 조선 시대 사람들의 억압된 성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시 과부의 개가(改嫁)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과부가 개가를 하면 자식이나 그 후손이 입는 피해는 동네 사람들의 손가락질에서 시작해 심하게는 사회적 매장까지 당할 수 있었다. 이는 조선 사회를 지탱해온 유교의 틀이 여인들에게 행한 사회적 폭력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과부가 쉽게 자식이나 집안을 생각하지 않고 개가를 할 수 있었겠는가? 이런 경우 시집간 남자 집에서는 심하면 자살하라는 눈치까지 줬으니 마음 고생은 고사하고 목숨까지 위태로웠던 것이다. 그런데 신윤복은 상을 당한 여인이 소나무에 아무런 거리낌없이 올라가 앉아 개의 짝짓기를 보는 것을 보여주면서 분명히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당시 과부의 성적 욕망 표출과 공론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신윤복은 과감하게 이를 표현해 내었다. 여기서 과부란 “성을 억압받는 존재이면서 성적 욕망을 자극하는” 존재로까지 비추고 있다. 즉 소복이라는 옷을 통해 다른 남자가 접근할 가능성마저 열어준 셈이었다. 결국 신윤복은 “욕망은 잠시 억눌려 있을 뿐이며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조선 시대라고 하더라도 확실히 알려주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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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월하정인(月下情人)>, <삼각관계: 월하밀회(月夜密會)>

밀회: 월하정인(月下情人) 삼각관계: 월하밀회(月夜密會) 2008년 한국에서 한밤중에 젊은 남녀가 만난다고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조선 시대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1970~80년대 통행금지가 있었듯이 신윤복이 살던 조선 후기에도 야밤 통행은 엄격히 제한되었다. 이렇게 통행이 제한된 밤에 사이가 유별하다고 교육받아온 젊은 남녀가 만난다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닐 뿐더러 관청의 단속에 걸리기라도 하면 여러 가지로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었다. 밤에 외출하는 일은 통행이 자유로웠던 남자들에게도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여자 혼자 몸종도 없이 외출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그림의 여인은 ‘용감무쌍하게도’ 몸종도 없이 야밤에 외출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이 여인은 이렇게 어려운 만남을 무엇 때문에 감행했을까? 짐작했겠지만 연애 말고는 뾰족한 답이 생각나질 않는다. 조선 시대 당시 자유 연애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연애를 할 수 있는 “익명의 공간이 부재”했기 때문에 위험을 무릎쓰고 젊어보이는(남자의 얼굴에 수염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남녀가 밤에 몰래 만난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신윤복의 그림은 김홍도의 그림에 비해 숨겨져 있거나 추측해야 할 부분이 많아 그림을 읽는 데 이러한 수수께끼를 푸는 즐거움이 조금 더 있다. <과부>보다는 약하게 표현됐지만 혜원은 이 그림을 통해 조선이 세워놓은 윤리 규준에서 벗어난 남녀의 사랑 또는 강명관 교수의 표현인 ‘욕망’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겠다. 남녀의 애정 행각을 잘 표현한 비슷한 그림이 바로 <삼각관계>다. 한 쌍의 남녀가 진한 애정 행각을 막 시작하려는 순간에 장옷을 걸친 오른쪽 여인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왼쪽의 남자는 바로 입맞춤이라도 막 시작하려는 듯한 몸짓까지 취하고 있다. 앞서 본 <밀회>보다 훨씬 더 자극적이다. 추측하건대 당시에도 이 그림이 <밀회>보다 더 인기가 높았을 것이다. 신윤복이 본 상황이 정확하게 어떤 상황이었는지 모르지만 강명관 교수의 추측인 “이 남자가 기녀를 데리고 길을 가다가, 아내 혹은 자신과 관계있는 왼쪽 여자를 만나게 되자 당황한 남자는 기녀를 옆에 두고 왼쪽 여자에게 가서 변명을 늘어놓는 장면”이라는 설명도 납득할 만하다. 가깝지 않으면 그림 속 남녀가 저처럼 쉽게 근접한 자세를 보일 수 없다. 남녀 관계의 복잡한 부분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주변 상황을 살펴보자. 신윤복이 화원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이 그림의 배경이 된 곳은 기와로 된 담이 많은 서울의 어느 골목길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등장한 남녀들의 옷을 통해 이들이 어떤 신분이나 부류였는지 추측해보자.

남자의 복색을 살펴보면 책의 설명대로 군복 차림이며 특히 왼손에 쇠채찍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포교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당시 쇠채찍은 포교의 대표적 무기였다. 보름달이 밝아 누가 돌아다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밤에 이런 복장의 남자가 돌아다닌다는 것에서도 그가 포교임을 다시 한번 짐작하게 한다.

흥미로운 것으로 여기에 등장한 여인들의 복장을 들 수 있다. 두 여인의 복색이 확연히 다른데 왼쪽 여인의 옷은 우선 색채가 화려하지도 않고 신발도 색깔이 없다. 그냥 여염집 여인이라고 볼 수 있다. 저고리에 남빛 끝동을 달고 있다는 것은 남편이 있다는 것을, 자주색 고름은 자식까지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 오른쪽 여인은 어떤 여인이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직접 책에서 찾아보길 바라겠다.

결국 위의 두 그림을 통해 혜원은 수백년간 제도와 규율이 안정되어 그 안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을 아무리 속박하더라도 인간의 욕망, 특히 남녀 사이의 애정은 “완전한 어둠과 정적속에서도” 달빛처럼 빛난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국가의 녹을 먹고 사는 관리까지 그 애정이라는 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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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옷날의 개울가: 단오풍정>

단옷날의 개울가: 단오풍정 빨래터에서 생긴일 이 그림에 대한 설명이 있는 장의 부제를 보면 지은이의 관음성을 드러내기 위해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으나 이 부제는 그림 속에 등장한 두 명의 “까까머리 상좌승”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좀 음란하게 보일 수 있으나 이 상좌승의 위치로 옮겨가 여인들을 한번 살펴보자. 우선 개울가의 여인들은 모두 상반신을 과감히 드러내 놓고 있으며, 오른쪽에서 무언가를 이고 있는 계집종도 가슴을 드러내 놓고 있다. 그리고 그림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모두 젊어보인다. 젊은 여인들이 대낮부터 상반신을 드러낸 채 개울가에서 씻고 있다는 사실은 단오라는 특수한 상황이 한 몫을 했겠으나 이 여인들이 양반집 여인이라고 하기엔 노출이 너무 심하다.

그러면 무엇을 하는 이들이기에 아무리 단오라고 하지만 대낮부터 가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놓고 멱을 감고 있는 것일까? 이들의 신분을 알 수 있는 것은 입고 있는 화려한 옷이다. 이렇게 화려한 복색은 주로 자신을 치장하여 잘 보이려는 의도가 다분히 들어 있다. 높은 양반집 규수가 특별히 외출하여 자신의 옷을 자랑할 일이 있겠는가? 이 화려한 옷을 통해 볼 때 기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단옷날 세상 구경을 나왔다가 봐서는 안 되는 장면을 본 상좌승들은 몰래 이 장면을 즐기고 있다. 이 그림에서는 양반이나 양반댁 규수는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 유교 국가였던 조선 시대에 상좌승은 천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그림은 사회에서 가장 낮은 신분인 사람들을 등장시켜 그 속내를 드러낸다. 욕망을 감추려 하지 않고 바로 드러내 놓음으로써 욕망을 억누름으로써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바로 바로 해결한 셈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남녀가 이렇게 만나는 곳으로 신윤복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 바로 개울가다. 특히 이 개울가를 배경으로 여성의 노출된 가슴을 보는 남성의 시선은 <빨래터의 사내>와 <빨래터에서 생긴 일>에서도 볼 수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양반이거나 중으로 나온다. 김홍도의 <빨래터>라는 그림에서도 양반이 부채로 얼굴을 가리지만 여성들의 노출된 가슴을 몰래 지켜본다. 왜 하필 양반과 중이 이런 관음증의 모델이 되었을까? 이들은 당시 사회적으로 겉보기에는 여성과 함부로 접촉을 피하고 도덕적인 규범으로 똘똘 뭉쳐 생활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아무리 도덕과 규율이 지배한다고는 하나 인간의 욕망을 완전히 억압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일부 양반들과 중들이 혜원의 그림에서처럼 남의 여자들을 탐하는 경우가 있었을 것이고 혜원은 이를 놓치지 않고 이를 잘 그려냈다. 김홍도의 그림에 등장한 부채를 든 양반의 모습이 좀 익살스럽다면 신윤복의 그림에 등장한 양반이나 중의 시선은 음란하기까지 하다. 이런 면에서도 두 사람 그림의 차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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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방난투: 유곽쟁웅>

기방난투: 유곽쟁웅 참 재밌는 그림이다. 술집에서 유독 싸움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지금이나 조선 시대나 다를 바 없는 모양이다. 이 그림을 살펴보면 가운데 아주 떳떳한 자세로 거드름을 피우며 옷을 있고 있는 남자가 한명 있다. 분명 싸움에 이긴 자일 것이다. 그 왼쪽편에 빨간 옷의 남자가 바로 왼쪽에 얼굴이며 머리가 망가진 남자를 붙잡고 있다. 분명히 이 남자는 싸움에 져 크게 얻어 맞은 사내다. 싸움으로 떨어진 갓은 망가져 그림의 오른쪽 사내가 분리된 양태와 대우(갓의 위로 솟은 부분)를 들고 가려고 하고 있다. 갓이 이렇게 망가질 정도면 얼마나 싸움이 격했는지 알 수 있다.

기방은 2008년 한국 사람들이 사극을 통해 추측하듯이 양반이거나 돈이 있으면 쉽게 들락거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복잡한 출입절차와 관습이 있어,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욕당하기 일쑤있고”, 기방을 드나들던 인물들은 대개 시정잡배였기 때문에 사소한 시비나 실수에도 그림에서 보듯이 싸움이 자주 일어났다.

여기서 주목할 사람은 빨간색 옷 때문에 눈에 띄는 남자다. 이 사람은 기부, 즉 기방 운영자로서 대전별감이라고 할 수 있다. 관기의 경우 그 기부가 될 지위는 “별감, 포교, 겸인, 군영의 장교, 승정원 사령, 의금부 나장”이었다. 그 중 별감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있었다. 기생들은 양반이나 부호의 명령은 거스를 수 있으나 대전별감의 명령은 모두 지킬 정도였다. 그만큼 유흥계의 주역이 바로 별감이었다. 이러한 지위에 붉은색 철릭에 파란색 옷까지 화려한 색깔의 옷을 즐겨입었고 이러한 복색은 자신의 신분을 나타내는 일이기도 했다. 다른 풍속화가와 달리 신윤복은 특히 이렇게 화려한 색채를 즐겨썼고 시대의 의복 생활을 추측할 수 있는 좋은 역사적 사례 연구 자료를 남겨준 셈이었다.

지금까지 소개한 그림 외에도 이 책에서 신윤복의 그림을 통해 조선 사람의 풍속, 특히 성과 관련한 풍속을 많이 알 수 있다. 이런 작품 경향 때문에 춘화에 가까운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화원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물론 이는 신윤복에 대한 추측일 뿐 이에 대한 내용은 정확하게 역사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그런데 신윤복의 그림은 성 풍속을 다뤘다고 하지만 김홍도의 그림처럼 그 내용을 바로 알아차리기 힘들고 많이 생각하거나 도움이 될 만한 설명을 찾아봐야 한다. 김홍도의 그림에는 이스터 에그(Easter Egg)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수수께끼가 들어 있을 정도로 해학이 넘치는데 신윤복의 그림은 좀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그림에 대한 미적 판단에 앞서 조선 후기 풍속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조선 후기 사회 상황, 특히 조선의 성 풍속을 읽어내려고 하고 이러한 성 풍속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연관지어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덤으로 신윤복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신윤복이 그렸다고 나오는 그림에 대해 ‘아는 척’을 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여력이 된다면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이나 근대 유럽의 등장과 더불어 나타난 성 풍속을 다룬 에두아르트 푹스의 <<풍속의 역사>>를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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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오주석(지음), <<한국의 미 특강>>(솔, 2004년 1월)
  2. 최완수 외(지음), <<진경시대>> (돌베개, 1998년 11월)
  3. 후쿠자와 유키치(지음), 남상영 외(옮김), <<학문의 권장>> (소화, 2003년 2월)
  4. 에두아르트 푹스(지음), 이기웅 외(옮김), <<풍속의 역사 III>> (까치,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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