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10년 넘게 웹 개발 한 분야에 몸담아 온 이승배 님입니다. 포털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 개발을 이끄는 팀장으로서 실제 서비스 개발자들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이승배 님의 일상에 대해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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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에서 재미를 느끼셨나요.
복잡한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고심을 할 필요가 거의 없고 웹은 뭔가 만들면 바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많이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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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붐이 일던 시기에 웹 개발자로서 경력을 시작하셨는데 지금 돌아볼 때 그 시절은 어땠나요.
매우 재미있던 시기였습니다. 아무것도 없었고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꿈을 꾸던 시절이었죠.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한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밤을 새가며 시도하고 결국 해냈을 때 기뻐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그 때보다는 치열하지만 보이는 길로 가야 한다는 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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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일해 오면서 겪은 변화 중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NHN에 입사하고 나서 엔토이라는 서비스를 개발한 적이 있습니다.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QA가 한 자리에 모여 개발한 서비스였습니다. 팀원들이 끊임 없이 토론하고 비즈니스 추세에 따라 기획이 수시로 수정되면서 역동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였는데 그런 경험을 하다 보니 변화에 견디고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노력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현재 웹 플랫폼 개발로 오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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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개발을 시작하셨을 당시는 웹 개발이 그다지 인정 받지 못하던 때였는데 혹시 후회하셨던 적은 없었나요.
첫 회사에 들어갈 때 두 군데에 지원했습니다. 하나는 당시 상당히 유명했던 모 소프트웨어의 유지보수였고 다른 하나는 앞서 말한 인터넷 쇼핑몰 솔루션 개발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철(?)이 없어서 웹 개발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후자의 회사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벤처 거품 꺼질 때 즈음 ‘웹 개발은 누구나 다 하는 일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마음도 많이 상했죠. DBMS•통신사•금융권 솔루션 개발 쪽으로 옮기라는 권유를 받기도 했고요. 옮기려고도 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마음을 비우고’ 웹 개발에 계속 남기로 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제 적성에 맞는 일을 잘 찾아 해왔고 오랜 기간 한 길을 걸어온 덕분에 제가 기술 역량을 잘 펼칠 수 있는 지금 자리에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제게는 나름 ‘블루오션’인 셈이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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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웹플랫폼개발팀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웹플랫폼개발팀은 이름 그대로 웹 개발에 사용하는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 WAS 등을 개발, 튜닝하고 사내에 전파하는 일을 하는 팀이고 현재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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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을 구상, 구현할 때 팀장으로서 어떤 점들을 고려하시나요.
팀원들이 각자 기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면서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게 적절한 기술을 상부에 제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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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라는 ‘까다로운 고객’을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 노하우를 활용하시나요.
어떤 목표를 위해 특정 기술을 주요 기술로 쓰기로 결정되면 그에 맞게 구현을 하고 그것을 실제 서비스를 개발할 개발자들에게 전달하고 다시 피드백을 받고 개선, 유지보수합니다. 팀원들이 개발뿐만 아니라 전화로 기술 지원을 하거나 노트북을 들고 뛰어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는 면에서는 SI나 다름없다고 농담 삼아 말하기도 합니다. 굉장히 까다로운 고객을 상대하는 셈인데 설계도를 이해하는 수준의 고객에게 제품을 내보이는 것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어떤 문제가 제기됐을 때는 저희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지, 상위 조직의 비즈니스 전략에 관련된 것인지 먼저 잘 판단을 합니다. 그래야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실제 서비스 개발자의 일정이 중단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향후 기술 로드맵도 적시에 적절한 형태로 제공하려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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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워크 같은 플랫폼이 있다는 것이 편리한 면도 있지만 개발자 개인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도 있습니다만 생산성, 품질, 안정성이라는 장점을 얻을 수 있으므로 어느 회사든 이러한 시도를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개발자들이 모두 역량이 같다면 프레임워크 같은 것이 필요 없겠지만 기량도 저마다 다르고 한 개발자가 서비스의 시작부터 끝까지 맡는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프레임워크 같은 플랫폼이 현실적으로 필요할 수밖에 없고 또 산업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검증된 방식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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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해오신 작업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에러 수집 시스템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그 전에는 해당 서버에 파일로 에러 기록이 남았는데 분석도 안 되고 통계도 낼 수 없었죠. 그래서 수많은 서버에서 나오는 에러를 한 서버에 통합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응답 시간이 느리면 안 된다는 점이었는데 기술적으로 해법을 찾았고 운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개발자들이 매일 에러 로그를 보면서 그걸 보지 않았으면 알지 못했을 에러를 발견하게 됐고 서비스의 무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사실 기술적으로 크게 어려운 시스템은 아니었지만 회사 전체에 적용하도록 추진하고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는 점이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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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라는 중간 위치에서 비즈니스적 언어를 팀원들에게 기술적 언어로 바꿔 전달하는 데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엄청난 다독은 아니지만 책을 좀 많이 보는 편입니다. 특히 한 분야에 재미를 느끼면 그 분야 책을 열심히 봅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부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케팅 전문 용어를 듣게 되는데 이른바 ‘필’이 꽂히면 마케팅 관련 서적을 대여섯 권 본다든지, 특정 분야 관련 서비스 프로젝트를 할 경우 그 분야 책들을 모아 본다든지 하면서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하려 합니다. 반대로 기술 용어는 해당 기술의 철학을 파악해 어떤 부분에 적용할 수 있을지, 어떤 효과가 있을지 생각해 보고 의사 결정을 하는 분들에게 해당 기술로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현재 직무를 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 이와 같은 의사 소통과 교육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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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서 의사 조정자로서 역할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회의할 때 가장 목소리가 큰 사람이 저였습니다. 많이 싸웠죠. 주변에서 “또 싸우네” 할 정도였으니까요. (웃음) 지금은 싸우기보다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많이 하려 합니다. 지나고 보니 싸운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더군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면 상황이 나아지는데 그러려면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합니다. 개발이 비트를 계산하는 컴퓨터를 만지는 일이지만 어느 순간에 의사 결정을 하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 사람 사이에 의사 소통이 얼마나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막힘 없이 이뤄지느냐가 개발자 조직이 발전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팀원이 아이디어를 냈을 때 “내가 옛날에 해봤는데 안 되거든”하고 무시하기보다는 “예전에 이런 문제가 있었는데 대안을 낼 수 있다면 시도해 보자”라고 기회를 주는 것이죠. 실제로 대안을 마련해 오는 팀원들도 있고 그렇게 수행된 프로젝트도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제 역량 부족으로 못했던 것들을 팀원들이 자신의 힘으로 해낼 수 있게 돕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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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좋다고 하는 의견인데 팀장 개인의 취향과 달랐다든지, 자신의 아이디어가 더 좋다고 생각해 갈등이 생겼던 적은 없었나요.
많았죠. (웃음) 대부분의 경우에는 팀원들 의견을 존중하는데 제 스스로 확신이 있다면 제 주장을 밀어붙이는 편이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 타 부서와 함께 일하다 견해 차이가 생길 때도 있는데 저희 팀에 주도권이 있는 일이면 역시 제가 책임을 지고 진행합니다. 단 그 일이 타 부서에 주도권이 있으면 해당 부서의 의견을 존중하고요. 가장 중요한 건 그런 권한을 받으면 끝까지 책임을 지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일이 잘못 됐을 경우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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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웹 포털의 플랫폼이 어떤 도전에 직면하리라 예상하시나요.
참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빙산을 망치로 두드렸는데 아무 흠집도 나지 않을 수도 있고 때리는 순간 두 조각이 날 수도 있는 것처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트렌드 하나를 반영하려고 시스템 하부까지 고쳐야 할 수도 있고 미래를 약속하는 기술 같았는데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사례도 많으니까요. 또 한 가지 어려운 문제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상황이 너무나 빠르게 닥쳤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용량 저장 장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예측 시점보다 6개월 일찍 포화 상태가 와 버린다면 어떻게 대응할지가 문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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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가정의 균형은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잘 하자’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회사에서는 일 열심히 하고 집에 가서는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것이죠. 큰 아이가 이제 초등학생인데 제 출근 시간이 열 시라 아침에 학교에 데려다 주거나 주말에는 같이 놀이터에서 놀아주고는 합니다. 아내 말이 큰 아이는 앞으로 2년 후에는 안아주고 싶어도 아이가 피할 거라고 열심히 안아주라고 하더군요. 만점 아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아내와는 출퇴근을 같이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서로 어려운 일 있으면 많이 도와주려 하구요. 여러 모로 운이 좋은 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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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나 팀을 이끄는 것 외에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개발자 교육, 개발자 간 교류와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개발자들은 섬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프리랜서로 나서는 개발자들의 경우는 더 심하죠. 상대적으로 경력 관리나 자기 계발을 위한 역할 모델을 찾기 어려운데 이는 장기적으로 개발자 자신에게나 산업적으로나 손해라고 봅니다. 개발자 개인의 기량과 개발자 집단의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돕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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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배 소개] 1997년부터 전업 웹 개발자로 일했고 현재는 NHN 웹플랫폼개발팀장으로 일한다. 웹 관련 기반 기술 연구 및 구현에 관한 업무를 하고 있으며,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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