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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애자일 컨설팅, 김창준님 인터뷰



developerWorks <만나고 싶었습니다>는 개발자 여러분이 평소에 만나보고 싶었던 국내 개발자들과의 인터뷰 기사를 싣는 코너입니다.
이번 달에는 프로그래밍, 오프라인 모임, 세미나, 기고 등 다양한 일을 하고 계신 애자일 컨설팅 김창준님을 만나 일과 삶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김창준

문: 안녕하세요, 김창준님은 애자일(agile) 방법론을 국내에 소개하고, 활발한 기고 및 강연 활동 등으로 개발자들 사이에서 유명하시다고 들었습니다. 글을 참 잘 쓰시는데요.

답: 감사합니다. 아직 부족합니다. 사실 프로그래머라면, 글을 논리적으로 쓸 수 있는 소양은 누구나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산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다익스트라 자신도 글을 굉장히 잘 썼고, 또 글 잘 쓰는 것을 중요시해서 한번은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는 수학을 제외한다면 모국어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문: 애자일 방법론과 익스트림 프로그래밍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답: 애자일(Agile)은 인상파로, 익스트림 프로그래밍은 특정 인상파 화가(예컨대 모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2001년 2월 스키장에서 일단의 방법론 수두들이 모여 서로간의 공통점을 찾은 결과, 선언문(Agile Manifesto http://agilemanifesto.org)이 나왔고, "애자일"이라는 이름도 지었지요. 여기가 애자일의 시작입니다.

애자일 방법론과 기존 방법론을 비교하자면, 여성성과 남성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은 아닙니다. 한 사람 안에 여성성과 남성성이 다 있고 조직에도 여성성과 남성성이 존재합니다. 여태까지는 여성성이 사회적으로 뭔가 저열한 것으로 취급을 받고 억압 받아 왔습니다. 남성성이 계획, 틀, 이성, 수직성 등을 강조한다면 여성성은 우연, 적응, 감성, 수평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창조가 남성성에 가깝다면 진화는 여성성에 가깝고, 침팬지(무척 정치적이고 공격적)가 남성성에 가깝다면 보노보(공유의 문화)는 여성성에 가깝습니다.

여성성에서 해답을 구하는 것은 꼭 애자일만은 아닙니다. 저는 이 여성성의 흐름을 일종의 시대정신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개발 뿐만 아니고 여러 분야에서 지속적인 도전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애자일은 이러한 시대적 조류의 한 가지 현시라고 봅니다.

문: 어떻게 XP를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답: 워드 커닝햄이란 사람이 위키위키 - 누구라도 고칠 수 있고 페이지간 연결이 쉬운 간단한 웹 시스템. Wikipedia가 대표적 사용례 - 를 통해 공동체에서 얻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패턴들을 모으는 일을 시작했어요. 2000년 경 위키위키를 처음 접했는데, 동작방식은 단순하지만, 누구나 수정할 수 있는 위키위키의 철학에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위키위키에 있는 글을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대부분 XP에 대한 글들이었어요. 덕분에 XP 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게 인연이 되어 XP 프로젝트를 몇 개 하게 되었습니다.

문: 김창준씨께서는 그동안 새로운 개념을 국내에 소개하는 역할을 많이 해오신 것 같습니다. 보통 개발자들이 잘 접하기 어려운 논문이나 전산 외의 아이디어를 많이 얻으시는 것 같은데, 혹시 정보를 지속적으로 얻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답: 저는 개인적으로 진흙 속의 다이아몬드 찾기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서점에 가서 주로 가던 곳 대신 도저히 갈 것 같지 않은 코너에 가서 아무도 안 봤을 만한 책을 꺼내보는 방법이죠. 그런 책을 보다 보면 서문 등을 볼 때 미약하지만 느낌이 오는데, 그것을 잡아내는 감수성이 발달이 되어야 해요. 그것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본인이(혹은 타인이) 생각해낸 대단한 것들 중에 처음에 시작이 아주 미약했던 것들의 특징을 잘 생각해보는 거예요. 그 아이디어들이 나한테 처음 다가왔을 때, 그걸 발견하고 만든 사람들에게 다가왔을 때 어떤 모양이었을지 상상해보고 내 주변에 그런 것이 있나 발견해보는 것이죠. 제가 요새 주로 정보를 얻는 것은 웹입니다. 키워드보다는 주로 저자로 검색을 해서 그 사람이 썼던 좋은 글들을 다 보다 보면 그 사람이 관심 있어하는 주제에 까지 확장이 됩니다. 정보를 처음 얻는 소스는 잡지, 책, 생활, 논문, 또 우연적인 요소도 많이 있습니다.

문: 애자일 컨설팅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답: 보통 컨설팅에 대해 갖는 이미지는 컨설턴트가 문제상황을 받아 간 다음 일정기간 후에 돌아와 해결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늘 문제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죠. 그보다 저는 도와달라는 조직에 가서 일정 기간 컨설팅, 코칭, 멘토링을 합니다. 팀원 중 한 사람이 되어서 같이 개발하기도 하고, 함께 기획을 하기도 하며, 때로는 여러 역할의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기 쉽게 해주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컨설팅"이라는 단어가 암시하는 협소한 형식에 구애 받지는 않습니다.

궁극적 목표는 그 사람들이 더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고, 동시에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목표의 달성 여부는 최소 반년이나 일년 후에 알 수 있습니다. 그 시점에 사람들이 어떻게 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겠지요.

문: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시는 쪽인 것 같습니다. 컨설팅, 코칭으로 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개념이 사람들에게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는지요?

답: 아직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무형의 서비스를 인정을 못하는 편입니다. 시스템 다이어그램 등 유형의 것이라면 인정을 해 줄 지도 모르지만, 개발 환경 개선과 같은 무형적 요소를 경영진에 이해되는 수치로 제시를 해줘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으니까요. "개발자들이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했어요. 좋으시죠?" 할 수는 없죠. 그렇지만 되도록 뭐가 주어졌는지, 회사에 어떤 이득이 되는지를 표현해야 하죠. 개발자들도 그것을 알려고 노력해야 하고 회사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의 하루하루 일을 회사 이익으로 번역할 수 없다면 개발자들도 도태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설문을 해보니 개발 연차와 상관 없이 생산성이 높은 개발자일수록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여러 회사를 컨설팅 해보면서 발견한 것 중 하나는, 전체 병목은 종종 개발팀 내부가 아니라 개발팀과 다른 팀 사이의 경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경계선에서 병목을 해결하는 것이 투자 대비 효과가 좋습니다. 몇 마디를 더 물어봐서 의사소통으로 일의 크기를 확 줄이는 게 더 일을 잘하는 거예요.

문: 오프라인 상으로도 개발자를 위한 대안 언어 축제와 같은 의미 있는 활동들을 열고 계시는데, 대안언어축제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

답: 대안언어축제는 두 가지 면에서 혁신적입니다. 첫째는 내용면에서 '주류언어'가 아닌 '대안언어'를 다뤘다는 것. 사실은 대안언어보다는 "다언어" 라는 표현이 더 적합합니다. 둘째로 형식 면에서 '축제'라는 점, 컨퍼런스는 대개 강연회의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에 반해 축제는 '강의-질문'의 ping-pong식 고정적 틀이 아닌 다른 여러 틀을 사용하죠. (대안언어축제는 9월 1-3일 홍천 대명 콘도에서 열림. http://altlang.org 참조) 이번 축제의 모토는 "최소 하나 이상의 새 언어를 익혀 돌아가자!"입니다. 계획상으로는 한 사람당 최소 4가지 언어(최대 12가지)를 새로 배워 돌아가게 됩니다.

문: 프로그래밍, 오프라인 모임, 세미나, 기고 등 무척 다양한 일을 하고 계신데요, 본인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재미있고 행복하신가요?

답: 뭔가 새로운 것을 알아낼 때, 못하는 것을 새롭게 할 수 있게 될 때, 감이 딱 올 때, 그로부터 일사천리로 일이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는 무술을 10년 넘게 했는데 어느 순간 원리를 깨치면 그 후부턴 잘 되어요. 깨침에서 오는 재미가 있습니다. 생존 자체가 공부예요. 학습이 없으면 생존을 할 수가 없습니다.





[김창준 소개] 2000년 11월 노스모크를 만들었고, 국내 매체에 위키와 익스트림 프로그래밍을 처음 소개했다. XpCoachTeam으로 활동하며 기업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멘토링, 컨설팅, 트레이닝, 강의 등을 하고 있다. 현재 애자일 컨설팅 대표로 애자일 이야기 블로그(http://agile.egloos.com) 운영 중이다. 익스트림 프로그래밍 2판 공역.

애자일 관련 기사 보러가기 : Agile SCM과 IBM Rational toolset

developerWorks의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 만나보고 싶은 개발자가 있으면 dwkorea@kr.ibm.com으로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지난 인터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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